안녕하세요.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1년간의 직장폐쇄 이후 최근 정리해고를 통보한 KEC 사례에 대한 분석을 담았습니다.
KEC지회 조합원들은 사측의 탄압 속에서도 지금도 웃으며 정리해고 철회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대와 지지 바랍니다.
-요약
KEC 정리해고는 세 가지 점에서 정당성을 갖추기 어렵다.
첫째, KEC는 100억 임금삭감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동시에 3천억 규모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상의 문제로 인한 정리해고가 아니라는 직접적 증거다. 더군다나 현재 KEC의 복합판매시설 위주 개발 계획은 소매업에 대한 규정이 없는 ‘구미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을 위반하는 것으로 산업단지관리공단이 구미공단 관련 고시를 변경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만약 산업단지관리공단이 관련 고시를 변경한다면 이는 시민세금으로 정리해고를 지원하는 꼴이 될 것이다.
둘째, 2009년부터 이어진 KEC의 계속된 적자는 경영진의 이상한 경영행태로 발생한 일로 손실 부풀리기, 노조탄압, 홀딩스를 통한 KEC 자금 빼가기 등을 중단한다면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 계산상으로는 795억 누적적자를 45억 누적흑자로 전환시킬 수도 있었다. 경영진은 2009년부터 대규모 외주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비상식적인 노사교섭으로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몰았고, 회사 성장의 결정적 시기였던 2010년에 별로 첨예하지도 않았던 노사 쟁점을 이유로 직장폐쇄를 단행했었다.
셋째,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임원진과 관리자들은 예전보다도 더욱 많은 급여와 혜택을 챙기고 있다.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2009년부터 이사들의 급여는 천정부지로 인상되었고, 관리자들에 대한 대규모 승진도 계속되었다. 현재 KEC 노동자들은 업계 최하위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신입직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위반도 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KEC 사측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관계당국은 KEC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KEC 경영진이 계획하고 있는 바는 “정규직 0% 공장”이다. 핵심 팹 시설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외주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구미 지역의 고용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며, 인근 공장에도 비정규직 확산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계 당국은 KEC의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고, KEC의 이러한 작태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