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오늘 논평 | 2016.12.26

박근혜 체제 해체! 그리고 온누리에 민주주의

청와대와 우리 주변 박근혜를 제대로 몰아내자! 시민의 제대로 된 권리들을 쟁취하자!



끝까지 불의에 저항할 권리를!
선출된 대표자를 소환할 권리를!
주권자로 명령할 지식의 권리를!
직장에서 주권자로 노조할 권리를!
차이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를!


○ 박근혜 게이트 두 달.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의 ‘박근혜’들은 여전히 활개

벌써 두 달이 지났다. 10월 24일 종편 JTBC가 최순실 PC 관련 보도를 한 후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국정농단 실체가 연이어 폭로되었고, 800만 가까운 시민이 8차례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이게 나라냐”라는 한탄으로 시작해 “주권자인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나라다”라는 역사적 선언으로 발전한 촛불집회는 국회 탄핵 소추 이후에도 그 과업을 다하기 위해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직무정지 된 박근혜가 국민 시야에서 사라진 사이, 박근혜 ‘아바타’로 불리는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행세를 하며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공고히 한다. 박근혜가 만든 적폐들이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앞을 가로 막고 있다.
박근혜를 만든 새누리당은 또 어떤가? 남은 자들은 국민이 아니라 박근혜에 대한 ‘의리’를 외치며 조폭 뺨치는 단합을 자랑하고 있고, 떠나겠다는 자들은 갑자기 反박근혜 선봉장 흉내를 내며 ‘보수신당’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처벌은 고사하고 반성조차 없다.
국정농단 배후로 지탄 받는 재벌 대기업은 이 와중에도 청년을 우롱한다. 50대 재벌 이랜드그룹은 조직적으로 4만 명의 알바생 임금을 악착같이 떼어먹어 100억 원의 이득을 본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금수저 정유라 입시비리로 이 사단이 시작되었음에도 우리나라 금수저들의 반사회적 행동은 수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곳곳에서 박근혜 부역자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 반면, 노동자와 서민은 또 다른 ‘박근혜’들에 의해 오늘도 굴종당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끌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주권자의 권리를 찾아 이 촛불을 지켜내지 않으면 이 두 달의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부역자들의 지시를 거부하고,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 외치고, 부역자들을 우리 힘으로 끌어내리는 것, 그것이 주권자의 첫 번째 권리이다.

○ 헌법재판관 9명에게 국민주권을 맡길 수 있나? 매번 다음 대통령만 기다리는 것이 주권자의 숙명인가?

박근혜 탄핵은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판결난다. 재판관들이 보수 세력에게 유리한 대선 일정을 염두에 둔다면, 내년 여름이나 되어 판결이 날 가능성도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 한두 명이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내세우면, 탄핵 자체가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주권자 위에 국회가 있고, 국회 위에 재판관이 있는가? 당연히 아니다. 선출된 대표자를 주권자가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주권자의 두 번째 권리이다.
그런데 대표자를 소환할 권리는 아직 반쪽 주권일 뿐이다. 언론의 관심이 차기 대선후보 동향으로 바뀌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국민이 기존 권력을 끌어내려도 우리 주권자들은 결국 새 권력을 세우는 일에는 단지 ‘한 표’로 간주될 뿐이다. 통치는 언제나 정치‧사법‧경제 엘리트의 몫이다.
이것이 정치인들이 “어차피 국민은 시간이 지나면 잊는다.”고 여기는 이유다. 김기춘‧우병우 같은 엘리트 검찰 출신들이 국민 비난에도 개의치 않고 오만하게 국민을 깔보는 이유고, 또 기업인과 정부 경제 관료들이 “이만하면 됐으니 이제 생업으로 돌아가 경제를 보살피자”고 윽박지를 수 있는 근거다.
결국, 주권자들이 명령을 받고 굴종하는 자가 아니라 명령을 내리는 자가 되려면, 통치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숨기고 있는 지식을 더 많이 알고 우리가 명령할 근거로 삼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일터에서, 사회에서, 국가 일에서 참여해 의견을 내고 명령하고, 부당한 것은 중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식을 얻고, 거기에 바탕해 더 많은 역량을 키워갈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삶과 내가 사는 나라의 실질적 주권자가 되기 위해, 통치할 수 있는 지식을 얻는 것 이것이 주권자의 세 번째 권리다. 주권자는 주권자이기 위해 지식을 얻고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이래야 우리의 굴종을 깰 수 있고, 그래야 민주주의가 정말 우리의 삶이 될 수 있다.

○ 청와대와 우리 주변 박근혜를 제대로 몰아내자! 시민의 제대로 된 권리들을 쟁취하자!

민주주의가 우리의 삶이 되는 출발점은 다른 곳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일터이다. 일터에서 모욕을 당하고, 임금을 체불당해고, 성희롱을 당하고, 해고를 당해도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내 권리를 외칠 수 없다면 민주주의는 우리 삶에 아무 의미가 없다. 일터에서 우리가 주권자로 나서기 위해서는 부당함을 함께 겪는 사람들이 뭉칠 권리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주권자의 네 번째 권리로, 스스로를 조직할 권리, 노조할 권리이다.
그리고 주권자로서 명령하는 우리는 우리를 억압하는 자들과 다르다. 주권자로서 우리의 출발점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다. 주권자의 마지막 권리는 차이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이다. 광장의 촛불이 여성혐오나 장애인 차별적 표현을 자제하자며 규범으로 만든 차이를 존중받을 권리는 우리 모두 주권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최순실에 대해,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에 대해, 재벌에 대해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민주를 뿌리까지 뽑아버리고 우리를 굴종하는 개돼지 취급했기 때문이다. 박근혜를 즉각 퇴진시키려는 촛불의 외침은‘민주주의’ 그 자체다. 이 권리들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싸우지 않고, 서로서로의 힘을 모아가지 않는다면, 박근혜가 없더라도 박근혜 체제는 계속되고, 우리는 또 다시 명령받는 지위로 떨어질 수 있다.
우리가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만들고자 하는 “내 나라”는 제대로 된 주권자의 나라, 진정한 민주주의의 나라다.
주제어
정치 경제
태그
민주주의 박근혜 박근혜 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