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제언 | 2016.11.29

국민을 더이상 기만하지마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 체제를 해체하자!

박근혜 3차 담화 분석과 촛불의 방향에 관한 제안

대통령 담화는 국민의 뜻에 전혀 답하지 못했다. 명백한 범죄를 무죄라 했고, 결자해지 자세 없이 국회에 해결을 떠넘겼다. 그야말로 국민을 우롱한 정치공학적 판단이다.

○ 퇴진을 둘러싼 은밀한 담합

담화문은 보수언론이 일관되게 주장한 <거국내각-개헌-하야-조기대선>를 따른다. 친박을 제외한 보수세력은 박근혜 게이트 초입부터 이번 사태를 보수 혁신과 재결집을 통한 정권 재집권 전략으로 구상했다. 대통령 하야로 혁신을 거부하는 친박을 제거하고, 개헌을 매개로 집권 의지가 있는 보수 세력을 규합한다는 밑그림이었다.

이런 점에서 11월 29일 3차 담화는 국민에게 퇴진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 보수세력에게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박근혜는 한 달 넘게 2선 퇴진도, 거국내각도 거부하며 이들의 요구를 무시해왔다. 하지만 보수언론의 폭로가 계속되고, 검찰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수사로 압박해오며, 친박 일부가 이탈하자 탄핵을 앞두고 결국 결정을 내렸다. 사실 보수언론의 박근혜에 대한 태도 변화는 이틀 전부터 감지되기도 했는데, 검찰이 여론 플레이를 중단하고 통화녹음 등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내보낸 것이나, 오늘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세월호 7시간은 오해”라는 취지의 기사를 동시에 내보낸 것이 시사적이다. 보수세력의 보이지 않는 조율 과정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국민의 뜻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만약 박근혜 담화문대로 퇴진이 진행된다고 상상해보자. 보수세력은 여러 경로를 통해 박근혜 사면을 지지해왔다. 심지어 야당 대권주자조차 닉슨의 사례를 인용하며 혼란을 줄이고 하야를 앞당기기 위해 박근혜를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는 사면될 것이다. 또는 처벌되지 않는 선에서 수사를 받을 것이다.

○ 박근혜 뜻대로 되면 부역자와 공범들을 사면 하는 것.

재벌 총수는 어떻게 될까? 이미 재벌 총수는 최순실 일당에게 삥을 뜯긴 피해자로 둔갑 중이다. 청문회가 유야무야되고, 검찰이 적당히 빼주면 예전처럼 이들은 대국민 사과 정도를 하고 이번 사태를 덮을 것이다. 검찰은 김기춘, 우병우 같은 권력의 심장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사태가 정치적 해결 국면으로 전환되면 검찰은 수사를 종결할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특검이 아무리 의지가 있다 해도 검찰이 협조하지 않으면 그다지 실효성 있는 수사를 하지 못한다. 박근혜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일 것이다.

재벌 총수와 최순실 일당에 대한 청문회도 김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이번 게이트는 깃털에 불과한 최순실 일당 몇 명 잡아넣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모든 쟁점은 개헌과 대선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국민이 바라던 바였는가? 200만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을 들고 기대한 것이 이런 것이었나?

○ 박근혜 체제 해체를 분명하게 내걸어야 정치놀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고, 박근혜는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한다. 박근혜가 국민 앞에 죄를 털어놓고 사죄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번 담화를 통해 분명하게 밝혀졌다. 야당은 어떤 정치적 거래도 해서는 안 된다. 거국내각과 개헌을 가지고, 또 탄핵 숫자를 맞추기 위해 정치놀음을 하는 순간 박근혜 게이트는 대선을 위한 정치공학에 휩쓸리고 만다. 특검도 청문회도 모두 김이 빠지게 될 것이다. 지난 4년 간 적당히 타협하며 무능 야당으로 국민에게 심판받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특검과 청문회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고 박근혜 체제의 해체를 위한 징검다리를 놔야 한다. 박근혜 게이트의 뒷돈을 대고 이권을 챙긴 재벌 총수를 처벌하고, 청와대, 검찰, 행정부, 국회의 부역자들을 엄단해야 한다. 담화문을 계기로 적당히 빠져보려는 새누리당은 지금 당장 해체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들의 반성은 대국민 기만에 불과했다.

11월 30일 시민불복종의 날을 거대한 분노의 출발로 삼자. 12월 3일 6차 범국민대회를 청와대에 대한 분명한 경고로 삼자. 박근혜 꼼수 퇴진론에 대한 가장 단호한 비판은 박근혜 체제 해체를 분명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기만적 퇴진론이 반복되는 이유는 박근혜와 정치권이 퇴진을 이 땅의 부조리와 무책임을 뿌리 뽑는 문제가 아니라 퇴진 형태를 둘러싼 정치적 거래와 차기 대선을 위한 정치공학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박근혜를 통해 드러난 부조리한 체제를 크게 변혁하고 싶어 한다. 박근혜 퇴진과 함께 재벌문제, 공안통치문제, 부익부빈익빈 문제 등을 이번 기회에 모두 분명한 퇴진 의제로 만들자. 기득권 세력이 정치공학으로 퇴진을 생각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촛불이 이 사태를 얼마나 깊고 넓게 생각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국민을 개돼지라 부르는 지배세력에게 주권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명하게 각인시켜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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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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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박근혜 3차 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