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논평 | 2016.11.19
5大 박근혜 체제를 해체하자
부익부빈익빈·재벌·공안통치·평화위협·입막음/굴종 체제가 박근혜를 만들었다!
우리가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하는 건 비단 박근혜 개인의 무능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두 달을 돌아보자.
우리가 분노하기 시작한 건 지난 9월 불거진 이대 입학비리 사건부터였다. 최순실이 딸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이화여대에 압력을 행사해 입시 규정까지 바꿨던 일이 국정감사에서 폭로된 것이다. 학내에서 부정입학과 특혜로 눈총을 받던 최순실의 딸은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며 오히려 동료들을 비난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가 부정하고 싶었던 현실을 아무 가식도 없이 날 것 그대로 보여줬다. “이럴려고 공부했나?” 촛불집회 발언으로 화제가 된 어느 고등학생의 한탄처럼, 노력보단 부모 재산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는 건 인정하긴 싫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니 우리가 분노한 건 부정할 수도 벗어날 방법도 찾을 수 없는 한국의 부익부빈익빈 구조다.
우리를 두번째로 분노케 한건 공권력의 파렴치함이었다. 지난달 경찰은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해매다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을 강제부검하려 갖은 패악질을 해댔다.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경찰의 살인진압 때문이었다는 건 누가 봐도 명백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담당의사는 황당한 이유로 들며 “외인사가 아니라 병사”라고 우겼고,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부검영장을 청구해 시신을 탈취하려 했다.
저들은 무작정 우기고 공권력을 이용해 두드려 패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여긴다. 정권 출범부터 그랬다. 대선시기 '국정원 댓글 사건'의 용의자를 갑자기 ‘감금당한 피해자’라고 우겼고, 서울경찰청장은 수사 축소를 지시했으며, 검찰은 적당한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이 정권 4년 내내 검찰, 경찰, 국정원의 공안몰이와 정치개입이 끊이지 않았다.
게이트에 대한 사실이 점차 폭로 되며 국정농단에 뒷돈을 대준 것이 재벌이란 사실도 확인됐다. 국민들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절망했다. 역대 정권의 비선실세 사건은 모두 정부 협조의 대가로 재벌에게 뒷돈을 받다 생긴 일들이었다. 삼성은 최순실에게 뒷돈을 대주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종잣돈’이라 불리는 국민연금을 멋대로 썼고, CJ는 회장을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최순실 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노사관계를, 롯데는 경영권 분쟁을, 한화는 회장의 특별 사면을 청탁했다.
우리 사회 갑 중의 갑이 재벌이다. 가계부채가 1천조 원 넘어가는 동안 재벌은 자신의 곳간에 1천조 원을 쌓았다. 재벌은 경제에서만 갑이 아니라 정치에서도 갑이다. 한국에서 정치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정치자금을 대줄 만큼 여유가 있는 기업은 재벌 대기업뿐이다. 정치인도, 언론도 재벌 앞에만 서면 끔뻑 죽는다. 우리는 5년 임기 대통령을 뽑지만 재벌총수들은 임기 없이 영원히 경제의 군주로 군림한다. 재벌에게 대통령과 그들의 실세들이란 5년 간 이용할 임시직에 불과하다.
박근혜 하야가 대세인 와중에 정부는 며칠 전 북한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가협정을 멋대로 체결해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박근혜가 협정을 서두르는 건 보수세력의 반북정서를 자극해 다시 한 번 지지세력을 모아보자는 꼼수다.
역설적이지만 박근혜 정권은 “의북(依北) 정권”(북한에 의존하는 정권)이다. 박근혜는 임기 내내 보수세력의 반북 정서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정권의 모든 실정을 덮고, 지지세력을 모았다. 박근혜가 임기 초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며 집권 기반을 다진 계기가 통합진보당 해산이었다. ‘종북좌파를 때려잡겠다’며 1년 넘게 마녀사냥을 했다. 집권 2년차에는 “통일대박”으로 표현된 대북정책으로, 집권 4년차에는 개성공단 중단과 북한붕괴론으로 남북간 군사 긴장을 높였다. 최근에는 북한을 핑계로 사드까지 배치하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했다. 그들이 그리는 세상에는 “북한 반대”말고 뭐가 있는가? 박근혜처럼 반공 반북으로 모든 문제를 덮는다면 민주주의는 물론이거니와 한반도 평화도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퇴진할 만큼 잘못한 일은 없다”, “촛불은 바람 불면 다 꺼진다” 청와대와 친박 김진태 의원이 며칠 전 뱉은 말이다. 권력을 지키려고 국민을 화병으로 죽게 하려나 보다. 박근혜와 그 세력은 애당초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몇 달 전 교육부 고위 관료가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고 말한 건 실언이 아니라, 이 정권과 지배세력의 ‘신념’에 가깝다.
저들이 국민에게 입막고 굴종하라 강요하는 것은 박근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나듯 박근혜를 만든 체제는 민주주의와 공존할 수 없다. 부익부빈익빈·공안·재벌·평화위협 체제가 계속될 수 있는 건 국민을 입막고 굴종시켰기 때문이었다.
지난주, 우리는 이미 우리 앞을 막고 선 것이 박근혜-최순실뿐 아니라 박근혜를 세우고 그 뒤에서 잇속을 챙기고 있는 박근혜 체제라고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그 체제의 핵심을 “5대 박근혜 체제”라고 말하고자 한다. 이 5대 체제의 해체가 없다면 광장에 나온 우리는 허전한 마음을 안고 구경꾼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민주주의가 이 정도라도 전진한 건 평범한 이들의 저항과 노력 덕분이었다. 1960년 이승만을 하야시킨 것은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었다. 1987년 군부독재 정권을 몰아낸 건 6월의 시민항쟁이었고, 연이어 터진 7·8·9월 노동자 대투쟁이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도, 주류 언론의 폭로도, 유명인사의 출연도 아니었다. 민주주의는 누가 대신해 이뤄줄 수 없다. 이제 우리힘으로 박근혜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박근혜 체제를 해체시키기 위해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자! ●
우리가 분노하기 시작한 건 지난 9월 불거진 이대 입학비리 사건부터였다. 최순실이 딸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이화여대에 압력을 행사해 입시 규정까지 바꿨던 일이 국정감사에서 폭로된 것이다. 학내에서 부정입학과 특혜로 눈총을 받던 최순실의 딸은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며 오히려 동료들을 비난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가 부정하고 싶었던 현실을 아무 가식도 없이 날 것 그대로 보여줬다. “이럴려고 공부했나?” 촛불집회 발언으로 화제가 된 어느 고등학생의 한탄처럼, 노력보단 부모 재산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는 건 인정하긴 싫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니 우리가 분노한 건 부정할 수도 벗어날 방법도 찾을 수 없는 한국의 부익부빈익빈 구조다.
우리를 두번째로 분노케 한건 공권력의 파렴치함이었다. 지난달 경찰은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해매다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을 강제부검하려 갖은 패악질을 해댔다.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경찰의 살인진압 때문이었다는 건 누가 봐도 명백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담당의사는 황당한 이유로 들며 “외인사가 아니라 병사”라고 우겼고,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부검영장을 청구해 시신을 탈취하려 했다.
저들은 무작정 우기고 공권력을 이용해 두드려 패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여긴다. 정권 출범부터 그랬다. 대선시기 '국정원 댓글 사건'의 용의자를 갑자기 ‘감금당한 피해자’라고 우겼고, 서울경찰청장은 수사 축소를 지시했으며, 검찰은 적당한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이 정권 4년 내내 검찰, 경찰, 국정원의 공안몰이와 정치개입이 끊이지 않았다.
게이트에 대한 사실이 점차 폭로 되며 국정농단에 뒷돈을 대준 것이 재벌이란 사실도 확인됐다. 국민들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절망했다. 역대 정권의 비선실세 사건은 모두 정부 협조의 대가로 재벌에게 뒷돈을 받다 생긴 일들이었다. 삼성은 최순실에게 뒷돈을 대주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종잣돈’이라 불리는 국민연금을 멋대로 썼고, CJ는 회장을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최순실 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노사관계를, 롯데는 경영권 분쟁을, 한화는 회장의 특별 사면을 청탁했다.
우리 사회 갑 중의 갑이 재벌이다. 가계부채가 1천조 원 넘어가는 동안 재벌은 자신의 곳간에 1천조 원을 쌓았다. 재벌은 경제에서만 갑이 아니라 정치에서도 갑이다. 한국에서 정치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정치자금을 대줄 만큼 여유가 있는 기업은 재벌 대기업뿐이다. 정치인도, 언론도 재벌 앞에만 서면 끔뻑 죽는다. 우리는 5년 임기 대통령을 뽑지만 재벌총수들은 임기 없이 영원히 경제의 군주로 군림한다. 재벌에게 대통령과 그들의 실세들이란 5년 간 이용할 임시직에 불과하다.
박근혜 하야가 대세인 와중에 정부는 며칠 전 북한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가협정을 멋대로 체결해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박근혜가 협정을 서두르는 건 보수세력의 반북정서를 자극해 다시 한 번 지지세력을 모아보자는 꼼수다.
역설적이지만 박근혜 정권은 “의북(依北) 정권”(북한에 의존하는 정권)이다. 박근혜는 임기 내내 보수세력의 반북 정서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정권의 모든 실정을 덮고, 지지세력을 모았다. 박근혜가 임기 초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며 집권 기반을 다진 계기가 통합진보당 해산이었다. ‘종북좌파를 때려잡겠다’며 1년 넘게 마녀사냥을 했다. 집권 2년차에는 “통일대박”으로 표현된 대북정책으로, 집권 4년차에는 개성공단 중단과 북한붕괴론으로 남북간 군사 긴장을 높였다. 최근에는 북한을 핑계로 사드까지 배치하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했다. 그들이 그리는 세상에는 “북한 반대”말고 뭐가 있는가? 박근혜처럼 반공 반북으로 모든 문제를 덮는다면 민주주의는 물론이거니와 한반도 평화도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퇴진할 만큼 잘못한 일은 없다”, “촛불은 바람 불면 다 꺼진다” 청와대와 친박 김진태 의원이 며칠 전 뱉은 말이다. 권력을 지키려고 국민을 화병으로 죽게 하려나 보다. 박근혜와 그 세력은 애당초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몇 달 전 교육부 고위 관료가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고 말한 건 실언이 아니라, 이 정권과 지배세력의 ‘신념’에 가깝다.
저들이 국민에게 입막고 굴종하라 강요하는 것은 박근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나듯 박근혜를 만든 체제는 민주주의와 공존할 수 없다. 부익부빈익빈·공안·재벌·평화위협 체제가 계속될 수 있는 건 국민을 입막고 굴종시켰기 때문이었다.
지난주, 우리는 이미 우리 앞을 막고 선 것이 박근혜-최순실뿐 아니라 박근혜를 세우고 그 뒤에서 잇속을 챙기고 있는 박근혜 체제라고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그 체제의 핵심을 “5대 박근혜 체제”라고 말하고자 한다. 이 5대 체제의 해체가 없다면 광장에 나온 우리는 허전한 마음을 안고 구경꾼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민주주의가 이 정도라도 전진한 건 평범한 이들의 저항과 노력 덕분이었다. 1960년 이승만을 하야시킨 것은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었다. 1987년 군부독재 정권을 몰아낸 건 6월의 시민항쟁이었고, 연이어 터진 7·8·9월 노동자 대투쟁이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도, 주류 언론의 폭로도, 유명인사의 출연도 아니었다. 민주주의는 누가 대신해 이뤄줄 수 없다. 이제 우리힘으로 박근혜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박근혜 체제를 해체시키기 위해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자! ●